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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끝난 아시안 시리즈 결승에서 한국 챔피언 우리의  삼성라이온즈가 막강의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를 5:3으로 꺾고 처음으로 아시아 클럽 왕좌에 올랐다.

대구 야구가 옛 명성을 되찾으며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한 것만도 기쁘기 한량없었는데, 창설이래 4년간 내리 우승하며 무적신화를 쌓아가던 일본을 이번에 보기좋게 매다꽂고 첫 우승을 일구어 냈으니 이 얼마나 좋노!!!

야구의 종주국 미국과  대등하다고 자부심이 대단했던 일본 야구와의 격차를 급속히 줄이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야구는 근년 소수 정예의 국가대표 간 경기에서는 일본과 대등한 전적을 올리고 있다고 해도 말이 되지만, 일본야구가 워낙 저변이 넓다보니 클럽팀 간의 대결에서는 야신이라 불리는  김성근 감독의 막강 SK와 선동렬 감독의 삼성이 각각 2차례식 도전했다가 분루를 삼키며 물러났을 만큼 아직도 일본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는 형편이니 이번 승리는 한국야구사에 기록될 쾌거의 하나임에 분명하다.

이번 우승의 과정도 참으로 통쾌했다.
예선에서 2진급 투수로 0 : 9로 대패 해주고 결승에서 이겨버린 것은 마치 겨례의 명장 을지문덕이  거짓 항복하는체 까지하며 만주를 다내주고 한반도의 살수까지   수나라 백만 대군을 깊숙히 끌어들인후 수공 등으로 대반격, 전멸시켜 버린 살수대첩이 연상된다.

사실 자기보다 강한 상대를 2번 연속 이긴다는 곳은 지극히 어렵다.
바둑에서 자신보다 한 칫수 높은 상대와는 3판중 한판을, 2점 정도 높은 상대와는 5판중 한판 정도를 겨우 이길수 있다.  아마도 소프트뱅크는 삼성보다 1 칫수 반 (바둑 용어로 선5목) 정도 높은 강자로 보아, 삼성이 첫판에 이길 확률은 25% (4판중 한판)이고 둘째판에도 연속 이길 확률은 6.25%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런 상대를 꺽기 위한 최고의 전략은 첫판에 대패하여 상대의 방심을  유도하고 둘째 판을 잡는 것이다.  물론 상대가 이 전략을 미리 눈치챘어도 인간은 헛점많은 불완전한 존재라 이 전략이 상당히  효과적이다.
승부를 겨루는 전쟁, 혹은 경기에서 "경적은 필패"라 하며,  바둑에서도 "초반에 대마 잡으면  바둑 진다" 는 격언으로 이 점을 경계하고 있지만 경기는 물론 모든 인생사에서 수없이 경적하고 방심하여 실패하는 것이 인간 아니겠는가...

하여간 이번 승리는 값진 것이고 전략의 승리였다.
0 : 1 로 지고 있다가 5회 공격에서 사랑스런 1번타자 배영섭이 천신만고 끝에 볼넷을 얻어 나가며 1사만루의 기회를 만든후 2번 정형식, 3번 박석민, 5번 강병규의 불꽃타로  단번에 5점을 얻어 사실상 승부를 결한 장면은, 기다리고 기다리다 살수에서 백만 대군을 한방에 보내던 대첨의 한 장면이 연상되는 감동 이었다. 
대구 만세! 삼성 라이온즈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