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연 매출 6억원의 김치 제조업체 `짐치독` 대표이자 대학생인 노광철(25) 씨의 통장 잔고는 늘 `0`원이다. 수익금을 전부 어려운 곳에 쾌척하기 때문.

　그는 지난 5월 스승의 날에는 모교인 건국대와 근무했던 군부대에 각각 김치 80kg과 50kg를 전달, 대학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노 대표는 지난 18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군 복무 중이던 지난 2008년 중국산 김치를 한국산으로 속여 팔았다는 뉴스를 접한 뒤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창업 당시를 설명했다.

　2009년 제대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그의 김치 사업은 현재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까지 진출했다. 미국에 김치 매장을 열었으며 대만 홈쇼핑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지난 6월에는 삼성화재와 `중소기업 동반 성장` 및 상호 공동마케팅 등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사실 노광철씨 주변에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나 온라인 의류 쇼핑몰 등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친구들이 많았다. 창업 초기 주위 친구들은 노 씨가 김치 사업에 대해 설명하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한번 결심하면 끝을 보는 성격인 노 씨에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그는 "유별나게 김치를 좋아해 김치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었다"며 "하지만 저와 같이 젊은 사람들도 IT와 홈쇼핑 같은 영역뿐만 아니라 식품 쪽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고 피력했다.

　그러나 사업 초기 실패에 부딪치자 울기도 많이 울었다며 마음고생이 무척 컸음을 고백했다.

　노 대표는 "부모님 몰래 덜컥 시작한 김치 판매의 첫 매출은 고작 5만원이었다"면서 "억대의 매출을 올리는 지금도 사업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어리다고 무시당하거나 농산물 가격이 폭등할 때 속이 타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그가 사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노 대표는 "99번 넘어져도 1번 일어났을 때 온 몸을 통해 흐르는 짜릿한 전율을 느낀다"면서 "이 희열은 대학에서는 결코 느껴본 적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실패와 성공을 통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최근 미국 워싱턴 금융가 한복판에 `미쿡` 이라는 김치 매장을 열었다. 최근 아침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김치볶음밥을 파는 사업 아이템도 실행에 옮겼다.

　노 대표는 "전 세계에 한국의 추억을 파는 사업가가 꿈"이라며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의 비빔밥 광고처럼 `미쿡`이 미국에서 유명해진다면 그만큼 김치를 널리 알리는 일이 되지 않겠어요?"라며 반문했다.

　어느새 김치전도사가 된 노광철 대표는 자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책으로 영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의 원작 `트레버`를 꼽았다. "한 소년의 작은 선행이 세상을 변화시킨 것처럼 `나의 작은 나눔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 6000여만원을 전부 불우이웃돕기에 썼고 남아공 지적장애인 월드컵 대표팀에 김치 100kg을 후원하기도 했다. 또 앞으로는 어린이재단과 손잡고 보다 효율적인 기부활동에 발 벗고 나설 계획이다.

　노 대표는 "20대에 큰돈을 벌 생각은 없다"며 "나의 이런 활동이 우리나라에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부자세를 많이 내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노 대표는 "기부해서 칭찬 받는 것이 아니라 기부하지 않아서 손가락질 받는 사회가 진짜 선진국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전문 경영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휴가도 반납하고 바쁘게 일하고 있는 그의 올해 매출 예상액은 20억원. 그는 "앞으로 더 열심히 뛸 것"이라며 "대형 마트 입점과 대만 진출을 앞두고 있어 올해 목표액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수익도 또 전부 기부할 계획이다.

　이제 비행기 표를 끊었을 뿐 앞으로가 진짜 시작이라는 노 대표의 모습에서 20대만이 가질 수 있는 열정과 패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조윤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