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우리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양파론을 경계하며-

 지금 인터넷에는 중등 학생들에 의한 여교사 성희롱 동영상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있지를 않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수업시간이 수학시간이나 영어시간 같이 딱딱한 시간은 아닌 것 같고, 성교육시간이었거나 예쁜 여선생이 부임하여 학생들과 첫 대면하여 선생님을 소개하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 첫 경험" "첫 경험"을 연호하는 것을 볼 때 느닷없이 선생님을 희롱하는 장이 된 것은 아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전체를 볼 때 아이들 때의 성에 대한 호기심의 발로이자, 친밀감을 느끼는 분으로 부터의 솔직한 말씀 같은 것을 듣고 싶은 심리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첫 경험”이 어디 성적인 경험에만 있습니까. 왜 또 “혼전”이라고만 여기십니까? 이를 유머러스하게 받아들여 재치 있게 넘어가는 교육적인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선생님이 당황하기 시작하니까 문제가 확대된 것 같은 감이 있습니다. 이제 이게 동영상으로 찍혀 인터넷에 까지 유포되었으니 해당 학교 선생님이나 학생들은 더욱 놀라고 당황하고 있을게 불을 보듯 뻔합니다.

모르긴 해도 교육 감독청에서 조사에 착수하게 될 것이고, 9시 TV뉴스에 방송 된다면 사건은 본질과 다르게 크게 확대될 것이며, 여론은 학생들이 문제가 많다. 아니다 우리 교육 제도가 문제다. 체벌을 해야 한다, 체벌을 하면 아니된다.로 들끓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의 반항 심리는 우리 클 때도 다 있었고, 지금 아이들이 몰래 본다는 “야동” 같은 이상한 그림책이나 통속소설을 키득거리며 숨겨서 돌려보곤 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책을 읽어주던 교생선생님 치마 밑에 거울을 대었다가 들켜 체육선생님께 끌려가 ‘직싸게 얻어터진’ 아이도 있었습니다.

어른이 된 이제는 그런 이야기들이 추억으로 회자되고 있을 뿐이지 그때의 문제 아이가 끝까지 문제 어른이 된 경우는 드뭅니다. 현대의 아이들은 불행하게도 우리시대 보다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있습니다. 마음 놓고 뛰 놀 친구도 시간도 없습니다. 스트레스가 분출 될 곳이 없으니 언어적으로라도 배설하려는 욕구가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성숙된 사람은 미성숙 된 아이들의 심리를 잘 이해합니다. 몇 년 전에 구성애 씨의 "성교육' 강의를 TV로 봤는데 아주 솔직하고 정확하게 아이들의 성문제를 집어내어 해결 방법을 제시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가 크면 독방을 주고 티슈를 사서 공부방에 넣어 주라는 말씀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아이들 앞에서 때로는 감정을 자제하기가 힘이 들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성숙자를 지도하여 바른 성숙으로 이끌어야하는 선생님이기에 마지막까지 감정을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선생님 스스로가 화를 참지 못하고 폭력을 휘두르거나 엉엉 울어 버린다면 스스로 미성숙을 드러내는 것이 됩니다.

 대권 후보자를 향해 패널들이 의도적으로 난처한 질문을 하고는 그 반응을 살피듯이 아이들도 선생님에게 그런 짓궂은 질문을 합니다. 곤란한 질문을 받았을 때를 대비하여 평소 한두 마디의 멋있는 유머를 익혀 둔다면 학생들이 진심으로 복종하는 선생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인터넷 기사임을 감안하더라도 학생들에 의한 "여교사 성희롱"은 제목부터가 너무 작위적이란 느낌이 듭니다. 옛날 아이나 요즈음 아이나 아이들은 죄다 발칙하다는 것을 교육 정책입안자님들께서 먼저 이해를 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 동영상을 보면서 느낀 점인데 학생 중에서 왜 정의로운 학생이 한명도 나타나지 않는가하는 점입니다. 어느 시절이나 불량학생이 있기 마련이지만, 선생님 보다 더 바른 소리를 하는 정의로운 친구들 때문에 그들이 찍 소리 못하고 고개를 숙이게 되는 데 동영상에 비친 교실에서는 곤경에 빠진 선생님을 도와서 수업 분위기를 바로 잡으려 나서는 친구가 한명도 없었습니다.

잘난 채 하지 말라는 기세에 밀려 정의의 기백이 죽어버렸는지, 나서면 손해 본다는 영악함 때문인지 기껏 한다는 것이 동영상 찍어서 인터넷에 유포하는 정도 밖에 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의 비겁함, 정신적 나약, 나는 우리 교육의 실패를 선생님을 희롱한 학생에게서가 아니라 정의감을 상실한 이들 학생들 속에서 확인 합니다. 비겁한 젊은이들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중국 요릿집에서 양파를 먹으면 코끝이 찡하게 눈물이 나고 골프경기에서 양파를 먹으면 더 이상 경기를 지속할 마음이 없어집니다. 좌파 교육감이 들어와서 그렇다느니 우파 교육감이라야 교육이 바로 선다느니 하는 접근 방식은 자신의 이익만을 노리는 선전선동 전술일 뿐임으로 교육자나 피교육자나 학부모나 모두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사과하고 용서하는 기술, 불의를 보고 용감히 나서는 정의감을 학교에서부터 몸에 배도록 가르친다면 더 좋은 교육이 되리라 생각 합니다.

 법가사상이 만연하면 사제지간에도 부자지간에도 법이 개입하여 칼로 무를 베듯이 잘라버립니다. 법 중에서 가장 이현령비현령인 법이 “성희롱”입니다. 할애비가 손녀딸 이쁘다고 뽀뽀한번 했더라도 법가를 부르면 할아버지에 의한 “손녀딸 성추행”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좌파 우파로 나뉘어 싸우면 소름끼치는 세상이 됩니다. 사회는 양파만 있는 게 아닙니다. 비빔밥도 있고 짬뽕도 있습니다. 대란대치는 이미 모택동이 문화 대혁명 때 써먹고 중국을 대 혼란에 빠트린 요망한 전술입니다.
 
날이 추울수록 짬뽕이 더 잘 팔린다 합니다. 모두들 짬뽕 한 그릇씩 먹고 훌훌 털어 버립시다. 인간관계에는 법만 있는게 아니라 사랑도 있고 우정도 있고 눈물도 있습니다. 법은 이념을 수호하는 칼입니다. 이념을 앞세우면 그 칼에 먼저 우리의 삶이 파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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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어제 (2010.12.21) 9시 결국 mbc TV뉴스에서 이 사건이 학생들에 의한 여타의 교권침해 사례들과 함께 보도 되었습니다. 경찰에서는 동영상 유포 로 인해 선생님의 명예가 회복될 수 없을 만큼 훼손되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한다고 합니다. 체벌금지냐 체벌 허용이냐 학생인권이 중요하다면 선생님의 교권은 침해되어도 보고만 있어야 하느냐. 하는 논쟁이 뜨겁게 타 오를 것입니다.

 교육의 문제는 학교에서만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의 문제가 됩니다. 학생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나면 기성이 되어서도 그런 관념으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일정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생각이 사회전체의 대변혁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파 쪽에서는 좌파가 인권을 빙자하여 사람을 망치고 사회질서를 무너트린다고 주장하고, 좌파 쪽에서는 우파가 자기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인권을 부정하려한다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우파에서 교권침해 사례를 들고 나오면 좌파에서는 교사에 의한 학생폭력 사례를 반대사례로 등장시킵니다. 서구 사회에서는 이미 죽은 이념인 좌파 우파논쟁이 한국사회에서는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으니 우리가 지금 참으로 불행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 내에서 스스로 정화될 수 있는 작은 사례들을 모아서 집중적으로 방송하면 우리 교육에 엄청 문제가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논쟁의 뒷면에는 이 기회에 자신들의 이익에 방해가 되는 걸림돌을 몽땅 쓸어버리겠다는 불순한 기도가 숨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서구사회는 이미 이념을 초월하여 개인의 행복(정신적인 행복뿐만 아니라 물질의 복지까지 포함하여)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선진국이 되려면 이런 소모적인 이념논쟁에서 벗어나 “개인의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사회로 가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지요. 폐쇄된 북한 사회, 세습되는 권력과 금력, 출생에 의해 고착되고 마는 개인의 신분-. 그러한 봉건체제를 유지하려는 집단의 전략전술에 따른 북한군에 의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로 죽은 이념이 무덤에서 부활하여 남북이 극한대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개인의 참 행복을 위해서는 마땅히 다원적이어야 할 우리사회가 적과 흑으로 양분되고 마는 획일화될 운명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대란은 봉건세습체제를 유지하려는 자들이 의도적으로 일으키는 사회혼란이지요. 단호한 대응을 아니 할 수 없지만 거기에도 깨어있는 의연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을 합니다.

끝으로
동문 후배여러분! 친구는 경쟁의 대상이 아닙니다. 친구를 경쟁상대자로 여기는 사람은 평생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좀팽이로 살게 됩니다. 친구란 한생을 풍미하며 더불어 살아갈 고귀한 동반자 입니다.

초등학교 운동회때 앞 서 달리는 친구의 머리 끄댕이를 잡아 당겨 넘어트리고 기어이 앞서 달려나가려던 친구를 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왜 1등 해야 하는지 분명한 이유도 없이 달리기 선상에만 서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되어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학창시절부터 친구와 지나친 경쟁의식을 갖지 않도록  자녀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 경찰은  해당 동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김모(20.여)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씨는 경남 김해의 한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던 2006년 7월 초 교실에서 기간제 교사 A(당시 31세)씨가 다른 학생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하는 상황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했다. 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