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똑똑똑 구두 소리~ 빨간 구두 아가씨~" 우리 어릴 적, 귀에 익숙했던 노래의 주인공이 훗날 고교 선배님인 것을 알고 미소가 입가에 흐르더군요. 그리고 그 선배님이 1950년대 담임선생님의 만류에도 도망치듯 학교를 빠져나가 대도극장인가 어디서 열렸던 가요경연대회에 참가했고, 1등을 차지해 가수의 길을 열었다는 얘기도 훗날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19일 옛 모교 자리 부근인 남산동의 한 복어집에서 열린 총동창회 회장단회의에 참석했더니 바로 그 '남일해' 선배님이 자그마한 키에 칠순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팽팽한 모습을 하시고 일일이 후배들의 손을 붙잡으며 정을 내더군요. 그리고 최용호 총동창회장께서 남 선배님의 데뷔 50주년 기념 콘서트가 4월 19일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에 걸쳐 시민회관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알리고, 총동창회 차원에서 선배님의 공연을 후원하기로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선후배 동문들은 모두들 진심으로 남 선배의 데뷔 50년을 축하했고, 기념 공연이 성황을 이루길 기원했습니다. 남 선배님도 "옛날 우리가 다닐 땐 역사가 일천했는데 지금은 후배님들이 훌륭한 전통과 역사를 이루어내 대건 출신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기 짝이 없다"며 "가수 생활 50년을 결산하는 공연을 고향인 대구에서 갖는 만큼 온 몸을 불살라 원 없는 공연이 되도록 하겠다"며 선후배 동문들의 성원을 당부하셨습니다. 18회 한 선배님(모 고교 교장선생님)은 이에 "우리 동문들이 기수별로 그날 동기회를 시민회관에서 가질 것을 제안한다"고 화답하기도 했습니다. 인생은 앞을 보며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멈추어 서서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 볼 때 마음의 평화와 함께 살아갈 힘을 얻을 수도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고교 동문이란 현실의 생활에서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기도 하지만 꿈 많던 '메기의 동산'에서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를 보냈던 기억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서로 힘이 되고 반갑고 고마운 것이지요. 남일해 선배님의 공연에 많이들 참석하셔서 선배님의 노래에 신명이 넘치도록, 그리고 동문간의 돈독한 우애도 나누시길 바랍니다 총동문회 문화부장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