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몇 년 전 대구 시내 모여고 수학 시간에 있었다는 일화입니다. 이날 수업시간, 지난주에 학생들이 치른 모의고사 문제를 풀이하는데 선생님이 컨디션이 안 좋은지 숫자도 잘 안 맞고 버벅거리고 있었답니다. 해서 학생들은 “달력에 빨간색 동그라미 친 날인데 뭐가 잘못 되었나 보아 ...” “상가에 가서 고스톱 쳐가 돈을 잃었는갑다.” “가족 오락관 남성팀 이겼다고 술 한 잔 했나?” 제 수준에 어울리는 상상을 하며 킥킥 한 마디씩 했다네요. 한참을 억지로 문제를 풀던 선상님, 시계를 보더니 이제 5분 남았으니 그만 풀고 정리하자고 한 겁네다. 그런데 이 때 아주 진지하게 “선생님, 최후의 발악으로 한 문제만 더 풉시다.” 라고 부탁하는 한 학생이 있었으니... 아, 서울대 합격 시키려고 학교와 재단은 물론 총동창회에서 관리, 후원하는 공부 벌거지 학생인가 싶어 모두 쫙 째려보았는데, 아, 글쎄... 인문계 배치고사 떨어질까봐 실업계 원서냈다 인문계 미달되는 바람에 이 학교로 충원되어, 같은 운명의 두 사람과 전교 꼴찌를 다정히 주고받는 학생이었다는 거 아닙니까? 하여, 선상님 맘 잡고 공부 하겠다는 그 여학생의 열의에 감복하여 또 한 문제 더 풀어주며 버벅거렸다는 거 아닙네까? 그런데, 여기서 그 여학생이 누구냐는 거지요? 아, 누구네 슬픈 가족사라 밝힐 수 없음을 양해바랍니다아. 여기서 보충 심화 학습 문제 : 선생님 댁 달력 벌겋게 똥그라미를 친 이유는? 1. 사모님 계돈 넣는 날 2. 사모님 친정 어무이 제사 3. 얼라 생일 4. 결혼 기념일 5. 거시기 하는 날 ---- 날씨가 무지 춥네요. 밖에서 활동하시는 선후배님들 건강에 조심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