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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평준화 이후 대구의 고교판도가 참 많이도 바뀌고 있는것 같다.
대구의 최고명문으로 대한민국 수립후 대통령, 삼부요인들 등 수없이 많은 기라성 같은 인재들을 배출해온 경북고가 요즘은 서울대 진학생 순위에서 대구 1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가 하면 종전에 서울대 진학은 꿈도 못꾸던 고교들이 경북고 보다 많은 서울대 입학생을 배출하며 신흥명문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경북고 동문회에서는 평준화전 선배들이 평준화후 후배들을 동문으로 여기지도 않는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는 판이라고 한다.  또다른 대구의 전통명문 사대부고와 계성고도 이 범주에 드는것 같다. 

또한 평준화 때문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전국구 실업계 명문으로 명성이 높았던 대구공고와 대구상고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후의 동문간에 큰 골이 벌어져, 심지어 대구상고는 이미 오래전 상원고로 바뀌었음에도 재경대구상고 동문회는 종전의 명칭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판이다.

이런 가운데 모교 대건은 대륜과 함께 대구지역에서 평준화 이후 가장 부상하고 있는 전통명문고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동문의 한 사람으로 흐뭇하기 그지없다.
지금으로 부터 13년전인 2000년도에 출범한 재경대구지역 8개 전통명문고교동문회 바둑대회(현재는 대구경북 모든 중고교에 문호개방)와 함께 해오면서 느껴온 것이지만 다른 전통명문들이 선수구성부터 거의 평준화전 동문 일색인데 비해 우리는 전후 동문들이 반반정도로 잘 조화되어 있어 타교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본인이 이 대회의 유지발전을 위해 2007년도에 결성된 재경대구경북중고교동문 기우연합회의 초대 사무국장을 거쳐 현재 부회장으로 활약하며 재경대구경북 바둑인들의 중심인물로 자리매김할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모교의 토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경험으로,  비록 그간 내세울만한 장관 동문 한명 없이 타교 회원들이 동문 자랑할때마다 어깨를 움츠려야 했지만 조만간 우리도 자랑할 동문들이  나오려니 했는데 과연 올해들어 그 소망이 극적으로 이루어졌으니 이제부터 나도 어깨 펴고 동문들 자랑 할일에 웃음이 절로 터져나온다.

이번에 김정행(10기) 대한체육회장, 이동필(23기) 농림장관후보자, 곽상도 민정수석(27기) 이 동시에 탄생하였는데 평준화전 2명, 평준화후 1명으로 아주 이상적인 구도라 할만하다. 앞으로 27기 이후의 평준화후 동문들중에는 계속 자랑할만한 동문들이 나오겠지만, 크게 자랑할만한 평준화전 동문들이 별로 없었다면 선배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을 테니 말이다....

하여간 너무 좋다. 기쁘다.
이 기쁨이 나만의 기쁨이 아닐진데, 다음주 5일로 예정된 농림장관 청문회후 이 3명의 자랑스런 동문들을 위해 동문회 차원의 축하잔치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끝>